대한민국의 년도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한민국의 년도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점: 자료; 점선: 1999년 이후의 기록을 기반으로 한 예상치; 원: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에서 20% 저감 (EU형 목표). 미국 에너지부 EIA 자료로부터.



결국 우리가 EU 정도의 목표를 상정한다고 해도,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지점은 가공할만한 수준의 저감이다. 도표를 보자면 우리는 1988년 수준까지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 기술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므로 (누누히 이야기했지만, 세상에 마법 같은 기술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마법을 믿느니 그냥 지구온난화가 거짓이라고 외치는게 차라리 더 합리적인 반응이다), 생활 수준의 희생을 통해 이 목표에 도달한다고 하면, 과연 우리는 어느 정도의 삶을 유지하게 될까.

1988년을 돌아보라. 인텔의 486 CPU는 아직 존재하지도 않았고, 386 CPU가 달린 PC는 최고급 사양에 속했다. IBM은 최초의 VGA를 1년 전인 1987년에 공개했으며, 그 사양은 320x240에서 256색, 640x480에서 16색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수준의 성능이었다. 아직 Windows 3.1은 커녕 3.0조차 없었다. Windows 3.0의 등장을 보려면 아직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한국 자동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현대자동차는 엑셀과 구형 쏘나타(본 기억도 없는 사람도 있으리라)를 판매하고 있었고, 이미 잊혀진 엘란트라조차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드라퀘III가 발매되었고, 최초의 16비트 게임 머신 메가드라이브가 세가로부터 발표되었다.

문화적 수준은 경제적 수준에 의해서만 지탱된다. 1988년 당시 데뷔한 가수들을 들자면, 박학기, 신해철, 이상은. 일본 애니메이션은 초음전사 보그맨과 뉴건담의 시대이다. TM Network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겠다. 아, 최소한 Beyond the time이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는 약간 안도가 된다. 들을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니니.

구르메? 가볍게 뉴요커 기분으로 커피라테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쇼핑? 불가능. 스타벅스는 1999년에야 이화여대 부근에 한국 첫 점포를 열게 된다. 한국의 소위 패밀리 레스토랑의 시효라고 할 수 있는 TGI 프라이데이의 진출조차 아직 4년 남았다. 3년 전에 열린 피자헛 덕에 그나마 수도권에서 피자 정도는 먹을 수 있었을게다.

이게 우리가 목표로 삼아야 하는 지점이다. 누누히 이야기했지만, 이 정도의 희생을 할 각오가 없는 한 우리는 언제나 제자리일 뿐이다.

by NSPD | 2009/06/02 03:06 | 덧글(7)

Commented by NSPD at 2009/06/02 06:51
그나저나 '년도별'이 맞는지 '연도별'이 맞는지... 웹 쳐보면 둘 다 줄줄 나오고, 사전에는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_-;
Commented by 리츠코 at 2009/06/02 18:11
왠지 앞에 ㄴ이 오는 게 어색한데 연도별이 맞지 않을까요....(왠지 정답은 미사언니가 알고 계실 것 같음..;)
Commented by 장미의신부 at 2009/06/02 21:08
저 정도면 음악다방(...) 시절 아니려나? 레코드를 사서 열심히 카세트 테입에 더빙해듣던 그때 그 시절...(쿨럭) 가요시장도 제법 커져가고 있었겠지만 저 당시엔 죽어라 팝송만 들었던 기억이...
Commented by NSPD at 2009/06/02 23:52
'연도별'이 맞는듯. 서울대학교 도서관 어쩌구 웹사이트 제목이 '년도별'로 되어 있어서 이게 맞는 줄 알았는데, 정작 그 웹사이트 본문에는 '연도별'로 되어있었음. 그럴거면 제목도 고쳐... -_-+
Commented by NoThING at 2009/06/08 12:45
88년도라...
제가 코 찔찔 흘리면서 동네를 뛰어다니던 시기를 겨우 벗어난 지점이군요.
왠지 아득하게 느껴지는 시대입니다.
Commented by 지구 at 2009/06/14 02:37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A. C. Clarke, 1961.

"세상에 마법 같은 기술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NSPD, 2009.
Commented by NSPD at 2009/06/15 02:41
두 명제를 삼단논법으로 합치자면:

1.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igy is indistinguioshable from magic.
2. There is no technology like magic in the world.
3. Thus, there is no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n the world.

즉, 최종 결론이 모순되지 않는 한 두 명제는 공존 가능하다는. 덧붙이자면:

"... no foreseeable research will provide a "silver bullet" that will make the solution pain-free." R. Shinnar,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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